편광 조절기 전원 상태에 따라 메타렌즈가 고해상도 2D 모드 또는 입체 3D 모드로 전환되는 광학 원리 구조도
삼성전자가 포스텍(POSTECH)과 산학협력으로 진행한 ‘메타표면 렌티큘러 렌즈 기반 2D·3D 전환 디스플레이’ 연구 논문[1]이 세계적인 최고 권위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기존 3D 디스플레이의 한계, ‘편광’ 제어하는 ‘메타렌즈’[2]로 풀다
‘메타표면 렌티큘러 렌즈 기반 2D·3D 전환 디스플레이’란 나노 단위의 미세한 구조물이 배열된 초박형[3] 렌즈(메타표면)를 이용해, 우리가 보는 화면을 평면(2D)과 입체(3D)로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뜻한다.
메타표면은 기존 곡면 렌즈 대비 두께를 크게 줄이면서도 복잡한 광학 기능을 구현할 수 있어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시스템 등에서 활발히 연구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서로 다른 방향에서 들어오는 빛을 동시에 전달해, 안경 없이도 실제 사물을 보는 듯한 입체감을 제공하는 ‘라이트 필드 디스플레이(Light Field Display)’를 한 단계 진화시킨 결과물이다.
기존 라이트 필드 디스플레이는 엔터테인먼트나 증강현실(AR), 의료 영상 등 다양한 분야의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아 왔으나 범용적인 사용에는 제약이 있었다. 렌즈가 두껍고 3D 시야각이 15도 정도로 좁을 뿐 아니라, 영상 해상도가 떨어지고 사용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시선 추적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빛이 특정 방향으로 진동하며 나아가는 성질인 ‘편광(Polarization)’을 이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빛이 나아가는 방향(편광)을 바꿔주기만 하면, 렌즈의 초점이 변하는 특수 나노 구조체인 ‘메타표면 렌티큘러 렌즈(MLL)’를 독자적으로 설계한 것이다.
빛의 굴절을 제어하는 메타… 2D·3D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핵심 원리
이번 연구는 단일 기기 내에서 전압을 가하는 것만으로 2D, 3D 모드를 전환할 수 있는 메타 광학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증명했다. 이제 텍스트를 읽거나 일반 작업을 할 때는 ‘고해상도 2D 모드’를, 영상을 시청할 때는 ‘다시점(Multi-view)을 지원하는 몰입형 3D 모드’를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메타렌즈는 디스플레이 앞에 위치한 ‘편광 조절기’ 상태에 따라 알아서 오목렌즈나 볼록렌즈로 전환되는데, 핵심 원리는 이렇다. 편광 조절기가 작동하면 메타렌즈는 오목렌즈로 동작하며 기존의 볼록한 렌즈의 효과를 서로 ‘상쇄’시키게 된다. 다시 말해 볼록렌즈가 빛을 ‘안’으로 모아주는 힘을 오목렌즈가 ‘밖’으로 퍼뜨려, 두 렌즈의 반대되는 힘이 합쳐져 ‘0’의 상태가 되면서 빛이 평평한 유리창을 통과한 것처럼 직진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고해상도의 2차원 영상을 또렷하게 전달할 수 있어, 텍스트를 읽거나 웹 검색 등에 유리하다.
반면 3D 영화를 즐길 때는 (편광 조절기 Off) 메타렌즈가 ‘볼록렌즈’로 전환해, 기존 볼록렌즈와 함께 더 강화된 볼록렌즈 역할을 하면서 3차원 입체 효과와 시야각을 극대화한다. 이를 통해 2D의 선명함과 3D의 입체감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
1.2mm 초박막으로 기존 렌즈 한계 돌파… 100도로 넓어진 시야각으로 여럿이 3D 시청 가능
이번 연구에서 특히 눈에 띄는 점은 광학 기기의 ‘두께’와 ‘시야각’을 혁신적으로 개선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화질과 시야각을 높이기 위해서는 부피가 크고 두꺼운 광학 렌즈를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연구팀이 개발한 메타표면 렌티큘러 렌즈는 높은 개구수(Numerical Aperture)[4]를 갖도록 설계돼 단 1.2밀리미터(mm)의 얇은 두께를 유지하면서도 무려 100도에 달하는 초광시야각을 제공한다. 기존 15도에서 무려 6배 이상 확장시키며 이제 3D 영상을 혼자가 아닌 여럿이서 다 같이 시청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나노 단위의 설계로 부피가 큰 기존 광학 장비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모바일 디스플레이 패널과 완벽 결합, 2D·3D 전환 상용화 ‘성큼’
이번 연구는 컨셉 검증을 넘어 실제 상용화에 매우 근접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가로 세로 50mm, 즉 25cm² 넓이의 대면적 메타렌즈를 성공적으로 제작하고, 이를 모바일 시장의 주류인 OLED 디스플레이 패널에 적용 검증하며 기술의 완성도를 높였다.
향후 이 기술은 스마트폰, 태블릿 등 전자기기는 물론,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스템까지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핵심 솔루션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 삼성리서치 비주얼 테크놀로지팀과 포스텍 나노 스케일 포토닉스 & 통합생산 연구실이 함께 참여했다.
삼성전자와 포스텍은 광학 시스템의 설계와 제작은 물론, 실시간 전환 검증까지 구현했다. 이번 네이처 논문 게재를 통해 차세대 메타 광학 소자 및 디스플레이 원천 기술 리더십을 확고히 한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 기술 연구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곽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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