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역당국이 중국산 사과묘목 수십만주를 밀수한 일당을 적발하며 식물병해충 유입 차단에 나섰다.
사과묘목 압수 현장 사진 (농림축산검역본부)
농림축산검역본부는 3~4월 묘목·종자류 불법수입 차단 기획수사를 통해 중국산 사과묘목 등을 대량 밀수한 일당 16명을 적발하고 식물방역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번 수사는 봄철 묘목 수요 증가에 맞춰 불법 반입 증가 가능성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진행됐다.
수사 결과 이들은 과수묘목 생산업자, 수입업자, 중개인, 물류업자 등으로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검역과 세관 감시를 피하기 위해 묘목을 완구나 인테리어 용품으로 허위 신고하는 방식으로 반입했으며, 우편·특송화물을 통한 분산 반입과 다수 계좌 활용, 현금 거래 등 자금 추적 회피 수법도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적발된 물량은 중국산 사과묘목 약 63만 주와 복숭아묘목 13만8000주, 복숭아 종자 1161kg, 동남아 및 유럽산 과채류 종자 18kg 등이다. 검역 절차를 거치지 않은 불법 수입품으로, 국내 유통 시 수십억 원대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사과묘목은 치명적인 식물 전염병인 과수화상병의 주요 기주식물이다. 이 병은 발생 시 해당 과수원을 폐원해야 할 정도로 피해가 커 국가적 재난 수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관련 법에 따라 중국 등 대부분 국가로부터 사과묘목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이번에 적발된 사과묘목 63만 주는 약 413만㎡, 즉 여의도 면적의 1.4배에 달하는 과수원 조성이 가능한 규모다. 단일 사건으로는 이례적인 수준으로, 실제 유통됐다면 국내 과수 산업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실제로 과거 불법 반입 묘목을 통해 과수화상병이 국내에 유입된 사례가 있으며, 2015년 이후 현재까지 약 2540억 원의 손실보상 등 막대한 재정이 투입된 바 있다. 그럼에도 국내 묘목 수급 부족과 가격 상승으로 인해 불법 수입이 지속되고 있어 구조적 대응 필요성이 제기된다.
검역본부는 이미 보관 중이던 불법 묘목을 긴급 압수해 전량 소각하는 등 폐기 조치를 완료했으며, 관련자에 대한 추가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최정록 본부장은 “검역을 거치지 않은 묘목과 종자는 단순 밀수를 넘어 식량안보를 위협하는 사안”이라며 “수사전담 조직을 확대하고 법 개정을 통해 국내 유통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곽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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