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왼쪽)이 현대차그룹 양재사옥에서 열린 로비 스토리 타운홀에서 알렉산드라 빌레가스 산느 디자인 디렉터(오른쪽) 등 새 로비 기획에 참여한 담당자들과 함께 토크 세션을 진행 중인 모습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14일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로비 리노베이션의 철학과 방향성을 임직원과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된 ‘로비 스토리 타운홀’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양재사옥을 어떻게 가장 일하기 편하게 바꿀 수 있을까 생각했다. 많은 건물을 보며 느낀 것은 사람이 우선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건물에 눌리지 않고 본인이 사는 집보다 편안한 느낌을 주는 것이 핵심이었다”
지난 2000년부터 그룹의 컨트롤타워로 기능하며 현대차그룹 성장의 초석이 되어 온 양재사옥의 로비가 새롭게 변모한 의미를 직접 밝힌 것이다.
양재사옥 로비는 품질평가실과 품질상황실이 위치하고 신차가 전시되는 등 현대차그룹의 주요 가치를 투영하는 장소로 역할을 했다. 또한 임직원들이 하루의 시작과 끝에 서로를 마주하는 일상적 공간으로 자리 잡아 왔다.
현대차그룹은 로비를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머물며 생각을 나누는 열린 광장으로 새롭게 조성하기 위해 2024년 5월 리노베이션에 착수해 1년 11개월에 걸친 공사를 마치고 올 3월 초 다시 오픈했다.
단순한 공간 개선을 넘어 활발히 소통하는 업무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한 기반이자, 새로운 영감과 자극을 주는 임직원 일상의 중심이 되도록 재구성한 것이다.
리뉴얼된 공간은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이며, 대상 면적은 실내와 옥외를 포함해 약 3만6000㎡로 축구장 5개를 합친 넓이에 달한다.
양재사옥 로비 리노베이션의 철학과 방향성 등 임직원과 공유하는 자리 마련
‘로비 스토리 타운홀’은 정의선 회장, 장재훈 부회장, 서강현 사장, 최준영 사장, 성 김 사장, 박민우 사장 등 현대차그룹 주요 경영진과 임직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1층 로비 중앙에 조성된 계단형 라운지 ‘아고라(Agora)’에서 열렸다.
정의선 회장과 새 로비 기획에 참여한 담당자들이 패널로 단상에 올라 리노베이션의 배경을 소개하고 임직원들의 현장 즉석 질문이 이어지며 1시간가량 진행됐다.
정의선 회장은 ‘로비 스토리 타운홀’에서 일하는 환경의 변화를 토대로 더욱 활발히 소통하고 협업하며 혁신과 변화를 만들어갈 그룹 임직원들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표했다.
정의선 회장은 “양재사옥에 온 지 20여 년이 돼 가는데 많은 분이 열심히 함께 일을 잘 해왔다”면서 “중요한 것은 지금보다 더 편하게 소통이 잘 되는 그런 환경에서 일하는 것”이라고 로비를 새롭게 단장하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정의선 회장은 이어 “양재동의 양재(良才)는 ‘좋을 양’·‘재주 재’ 즉 좋은 재주를 가진 인재가 일하는 동네”라며 “여러분 모두 인재, 양재이기 때문에 여러분이 가진 능력을 훨씬 더 많이 발휘하고 보람되게 즐겁게 일하는 방식을 구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정의선 회장은 다양한 형태의 협업과 소통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정의선 회장은 “사무직도 이 공간에서 일할 수 있고 엔지니어도 일할 수 있듯 다양한 형태의 협업이 있다”면서 “이를 위한 소통을 회사가 어떻게 하드웨어적으로 잘 도와줄 수 있느냐, 그 부분이 가장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정의선 회장은 또한 “어디서든 미팅하고 의견을 나누고 다양한 공감을 이루는 것이 결국 우리 제품에 도움이 되고 고객을 위해 연결된다고 생각한다”며 “양재사옥과 연구소 등 어디서 일을 하든, 이 건물과 오피스의 고객인 여러분이 편한 환경에서 일하며 제품을 잘 만들었을 때 외부 고객들에게 진정하게 어필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글로벌 건축·인테리어 디자인 기업 Studios Architecture 소속으로 로비 공간 콘셉트 설정과 디자인을 담당한 알렉산드라 빌레가스 산느(Alexandra Villegas Sanne) 디자인 디렉터는 “대부분의 기업은 브랜드의 전시장 역할을 하는 인상적인 로비를 만들어 달라고 말하지만, 현대차그룹이 처음부터 강조한 것은 사람이었다”며 “현대차그룹은 전시가 아니라 사람들이 실제로 모이고, 마주치고, 아이디어를 나누는 살아있는 광장을 원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폐쇄적이었던 공간을 열고 수직과 수평으로 자연스레 연결해 동료들이 공간 너머로 눈을 맞추고 다른 층에서 일어나는 움직임과 활동을 느낄 수 있게 했다”며 “건축학 용어로 이를 시각적 연결성(Visual Connectivity)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다른 사람의 움직임을 볼 수 있는 곳으로 끌리며, 그로부터 에너지를 얻는다”고 덧붙였다.
정의선 회장은 공간 기획과 구성에 얽힌 에피소드도 전했다. 사내 라이브러리 리뉴얼 기획 파트너로 일본의 ‘CCC(Culture Convenience Club)’를 추천한 배경에 대해 정의선 회장은 “CCC 그리고 츠타야 서점은 개인적으로도 자주 찾는 곳이다. 단순히 서점이라기보다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공간이라 우리에게 도움이 많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했다”며 “책을 읽는 것도 일의 연장이고, 그러한 순간에 좋은 아이디어가 가장 많이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사내 라이브러리를 애용해 줄 것을 권했다.
정의선 회장은 임직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식당에 대해 설명하며 정주영 창업회장을 언급하기도 했다. 정의선 회장은 “사람의 큰 즐거움 중 하나는 식사하는 것”이라며 “정주영 창업회장은 과거 식사에 대해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고, 푸짐한 식사를 내놓던 문화가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선 회장은 타운홀 말미에 “계속 데스크에서 스크린을 보면서 일하다 보면 여러분의 삶에 대한 아이디어, 일에 대한 아이디어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면서 “사람과 사람의 페이스 투 페이스,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이 너무 중요하다. 사람과 사람 간 만남은 아무리 세상이 발전해도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정의선 회장은 이어 “회사에서 최선을 다해 일하는 게 즐거워야 한다. 양재사옥을 편하게 쓰면서 즐겁게 일하고, 회사 올 맛이 난다는 생각이 드는 게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여러분이 양재사옥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며 더 발전시키고, 고치고, 그렇게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사람들이 자연스레 모이고 생각이 유연하게 흐르는 열린 소통의 장
이번 로비 리노베이션의 핵심 콘셉트는 ‘자유롭게 교류하며 생각을 나누는 광장’으로, 현대차그룹은 양재사옥의 본질과 뼈대는 지키면서도 연결과 협업의 가치를 중심으로 공간을 재구성했다.
1층 로비는 고대 그리스 광장을 모티브로 한 계단형 라운지인 아고라를 중심으로 임직원이 자연스럽게 모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아고라를 중앙에 두고 미팅 및 휴식 용도로 사용이 가능한 ‘커넥트 라운지’, 각종 전시 목적으로 활용 가능한 ‘오픈 스테이지’, 카페, 옥외 정원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됐으며 자유로이 앉아 소통할 수 있는 좌석과 테이블이 곳곳에 배치됐다.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화사한 분위기의 로비가 될 수 있도록 1층에서 3층까지 수직으로 넓게 개방된 아트리움(atrium, 천장이 유리 등으로 넓게 열려 있는 공간)을 활용해 식물과 나무를 곳곳에 배치하는 등 채광과 조경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한국 조경설계 분야를 개척한 1세대 조경가 정영선 교수와 협업해, 임직원이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조화로운 실내 조경을 연출했다.
인간 중심의 피지컬 AI 선도기업으로 발돋움하고자 하는 현대차그룹의 계획에 걸맞게, 1층에 로봇 스테이션을 설치해 임직원과 로봇이 공존하는 첨단 로비 환경도 구현했다. 조경 관리용 관수(灌水) 로봇 ‘달이 가드너(DAL-e Gardener)’, 배송 로봇 ‘달이 딜리버리(DAL-e Delivery)’, 의전 및 보안용 ‘스팟(SPOT)’ 등이 도입됐다.
달이 가드너는 로비 곳곳에 배치된 식물과 나무에 물을 공급하며, 달이 딜리버리와 스팟은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를 통해 이동하며 음료 및 디저트를 배송하고 사옥을 순찰한다. 이를 통해 임직원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로보틱스 기술을 경험할 수 있게 했다.
2층에는 심도 깊은 논의가 끊임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17개의 미팅룸을 마련하고 포커스룸을 유기적으로 배치했다. 일부 미팅룸에는 과감하고 창의적인 비주얼로 유명한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인 토일렛페이퍼(Toiletpaper)와 협업한 시각 요소를 적용해 임직원들이 신선한 자극과 영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임직원이 다양한 자료를 열람하며 새로운 아이디어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도록 기존 사내 라이브러리도 리뉴얼했다. 일본의 유명 서점이자 고객의 취향을 설계하고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복합 문화공간 ‘츠타야 서점’의 운영 주체인 CCC와 협업해 주제별로 큐레이션된 도서를 제공한다.
2층과 3층 두 개 층에 걸쳐 자리 잡은 그랜드홀은 몰입감과 더불어 운영 효율성을 갖춘 다목적 홀로 개편됐다. 대형 스크린과 전문 음향 및 조명 설비를 들여 문화 공연과 세미나 등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으며, 평상시 수납이 가능한 가변형 무대와 좌석을 도입해 각종 행사에 유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정 행사에만 활용되고 이외 시간은 방치되던 ‘죽은 공간(Dead Space)’에서 무대와 좌석을 수납할 수 있는 넓은 라운지로 바뀌면서 전시, 포럼, 타운홀 등 여러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교류의 장으로 변모했다.
3층과 4층은 임직원의 성장과 휴식에 초점을 맞췄다. 3층에는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도심형 연수원 ‘러닝랩’을 설치해 교육, 강연, 원데이 클래스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외국인 임직원 비율이 증가해 회화 교육에 대한 국내 임직원 수요가 높아지면서 기존 외국어 학습센터도 확장했다.
휴식 공간인 ‘오아시스’도 조성해, 아트리움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 속에 머무르며 동료와 편안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쉼터를 마련했다.
4층에는 사옥 저층부 옥상을 활용한 야외 정원이 들어섰다. 트랙과 철봉 등 간단한 운동 설비를 갖췄으며, 계단식 좌석 등을 설치해 자연 채광과 바람을 느끼며 산책하거나 사색할 수 있는 리프레시 장소로 완성됐다.
지하 1층은 식사, 운동, 여가, 편의 기능을 통합해 임직원 일상에 활력을 더하며 업무를 위한 에너지를 재충전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먼저 식당은 한식, 일식, 이탈리안, 샐러드 등 폭넓은 메뉴를 갖췄으며, 오픈 키친 형태로 즉석요리를 제공하는 ‘라이브 그릴’을 운영하는 등 사옥 안에서도 트렌디한 식경험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공간 측면에서는 ‘피아짜(Piazza, 광장)’로 명명된 중앙 라운지를 중심으로 여러 코너가 이어지도록 디자인했다. 또한 식당과 연결되는 옥외 정원을 조성하고, 울창한 실내 조경과 밝은 조명을 통해 지하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개방감을 높였다. 식사 시간 외에는 식당을 업무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이 밖에도 50m 레인을 보유한 기존 수영장을 리모델링하고, 피트니스 시설인 짐나지움을 재정비하는 등 임직원이 건강한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어 ‘아케이드’에서는 레이싱 시뮬레이터와 더불어 축구, 야구, 양궁 등 스포츠 게임을 대형 스크린으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아케이드는 현대차그룹이 후원하고 있는 스포츠 사업에 대한 임직원의 이해와 자긍심을 높이는 동시에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장소로 활용된다.
현대차그룹은 로비 리노베이션 과정에서 임직원 의견을 경청하고 사용자 경험을 거치며 사전 검증을 진행했다. 로비 리노베이션 착수에 앞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채널 ‘새로비’ 웹페이지를 개설하고 △새로운 로비 소개 △새로운 로비 방향성에 대한 제언 수렴 △공사 기간 중 생활 안내 △공정률 안내 등을 지속하며 임직원과 소통을 이어왔다.
관심도나 이용 빈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설은 임직원이 직접 사용해 보는 방식으로 사전 점검을 시행했다. 일례로 식문화에 관심이 높은 임직원들을 체험단으로 선정해 식당 메뉴와 식기류 품평에 참여하도록 하고, 이들의 평가를 식당 운영에 참고할 주요 데이터로 활용했다.
또 뉴스레터 등을 주기적으로 발송해 새로운 시설에 대한 임직원의 이해와 적응을 도왔으며, 로비 오픈 이후에도 임직원 의견을 지속 청취해 사용자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공간 개선을 꾀하고 있다.
한편 14일 오후에는 양재사옥 그랜드홀에서 임직원을 위한 문화 행사가 열렸다. 세계적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과 테너 존노, 디토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협연이 지휘자 김성진의 지휘로 진행될 예정이며, 첼리스트 최아현과 현대차그룹 직원들이 주축이 된 현대필하모닉오케스트라도 함께 공연을 펼쳤다.
곽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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